Wednesday, October 06, 2010

바닷가에서



오늘은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번은 하느님의 통곡으로

번은 당신의 울음으로 들렸습니다


삶이 피곤하고

기댈 데가 없는 섬이라고

우리가 번씩 푸념할 적마다

쓸쓸함의 해초도

깊이 자라는 보았습니다


밀물이 들어오며 하는

감당 열정으로

삶을 끌어안아보십시오

썰물이 나가면서 하는

놓아버릴 욕심들은

미루지 말고 버리십시오


바다가 모래 위에 엎질러놓은

많은 말을 전할 없어도

마음에 출렁이는 푸른 그리움을

당신께 선물로 드릴께요


언젠가는 우리 모두

슬픔이 없는 바닷가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로

춤추는 물새로 만나는 꿈을 꾸며

큰 바다를 번쩍 들고 왔습니다


- 이해인